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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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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생이 자기 집에 대해 말하다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다. 아버지는 30여 년 전에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왔다. 그 부모는 청소부터 시작했다. 청소업을 하는 아는 사람 덕분이었다. 그때는 그렇게라도 벌 수 있게 해 주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낯설고, 물설고, 말도 설은 미국 땅에 와서 아무것도 모르는 그 부모들에게 그 지인은 구세주 같았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모른다는 이유 그리고 달리 갈 곳이 없다는 이유로 미국이라는 이민의 땅에 적응이 될 때까지 부모님은 착취를 당한 것이었다. 

 

비운의 시작

어렵게 어렵게 마련한 종잣돈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는 조그만 식당을 내셨다. 그 때 아버지는 한국에서 할머니가 찾아온 신부감인 어머니와 결혼을 했다. 어머니는 미국에 오자마자 시집의 상황에 따라서 생전 해보지 않았던 식당일을 하게 되었다. 한참 좌충우돌하며 식당을 셑업하랴 식당일을 배우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던 때에 어머니에게 아이가 들어섰다. 어머니는 입덧을 하는 지 어쩌는 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지내다가 만삭이 된 배를 싱크대에 누르며 달그락 달그락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설거지를 해야만 했다. 첫째가 두돐 쯤 지났을 때에 그 학생이 태어났다. 어머니는 어린 큰 아이 돌보랴 작은 아이 업고 달래고 적먹이랴 ... 하면서도 식당을 벗어날 수 없었다. 식당업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식당을 하니 매상은 오르지 않고 죽도록 몸만 고생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고생만 진탕 하고 돌아가셨다. 그때 아버지는 식당업에 한이 맺힌 것같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한이라도 풀려는 듯 아버지는 더욱 식당업에 집착하게 되었다.   

그 뒤로도 아버지는 기회만 있으면 한국에 있는 형제들은 물론 처남들에게까지, “한번만 더 한번만 더” 하며 도움을 청하며 식당 비즈니스를 제대로 한 번 해 보려고 가진 노력을 했다. 대를 이어 그토록 고생을 했건만 아버지의 식당은 끝내 일어서질 못했다. 그런 가상한 노력은 그 학생이 대학생이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의 형과 그 학생은 중학교 때부터 주말만 되면 식당에 가서 일을 하느라 친구 사귈 시간조차 없었다. 아버지는 늘 일손이 부족하다며 형제를 식당에 나오게 했고 착한 아이들은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도왔다. 그러나, 식당업은 물론 비즈니스의 경영에 대한 감이 없는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들을 억세게 고생만 시킬 뿐 아무것도 손에 쥔 것이 없이 거의 20여 년을 보내고 말았다. 

 

가족의 붕괴

훌쩍 50이 된 아버지는 이제 어느 식당의 주방장으로 일한다. 그는 행복하지 않다. 식당업에 대한 한이 있기 때문이다. 술 한 잔 할라치면 그는 옛날 일을 끄집어내어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 모든 게 남탓이다: “아내가 음식을 좀 잘 했더라면 …,” “아내가 손님들에게 좀 사근사근하게 했더라면 …,” 심지어 “처갓집에서 조금만 도와줬더라면 …” 하면서 끊임없이 남탓을 한다. 자기반성은 없이. 그런 말에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화가 치밀어 금방 겉잡을 수없는 싸움이 되고 … 어머니는 몇일간 침대에 드러눕고,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에게 영혼 없이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그 형제는 교회를 혐오한다. 교회 얘기만 나와도 경기를 한다. 왜냐하면 그 아버지와 어머니가 매우 충실한 교회의 집사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나서 자란 그 형제들의 눈으로 볼 때 신앙은 정말 허울과 가식에 불과하다. 집안에서 서로 죽일듯이 싸우고나서도 교회에 가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집사라고 다른 사람들을 인도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교회라는 곳이 얼마나 웃기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발도 들여놓기 싫어졌단다. 그 아버지는 지금도 잊어버릴 만하면 한번씩 영적인 삶이 중요하니 어쩌니 하면서 형제에게 교회에 같이 나가기를 종용한단다. 그러나, 그 형제는, 아무 말도 안해서 그렇지, 어쩌면 저렇게 사람이 뻔뻔스울 수가 있을까, 어떻게 저 입에 영적인 삶, 거룩, 구원 등의 말을 담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토가 나올 것같단다.     

 

무심코 놓은 바윗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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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비온 뒤에 우리집 앞 도랑에 물이 흐르면 물장난을 하며 재미있게 놀았었다. 그렇게 놀다가 어느 날 신기한 것을 배웠다. 그 물길에 주먹만한 돌덩이를 던져 놓으면 물줄기가 그 돌덩이를 돌아가기 때문에 물길이 바뀐다는 사실이다. 돌덩어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같지만 거기에 계속 버티고 있다는 것만으로 그 물길을 바꾸고 나아가서는 그 도랑의 모습도 바꾼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그것에 대해 가족들에게 얘기를 하고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가족들을 탓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그 돌덩어기가 도랑 속에서 하는 작용과 같다. 매일 매일 혹은 기회있을 때마다 반복되는 그것은 그 가족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 되어버려서 어느 순간부터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일상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물이 흐르듯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억지태도가 가족을 변화시킨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마치 꽃에 물을 줄 때마다 “밉다, 못생겼다”하면 그 꽃이 금방 시들어 버린다고 하듯이, 그 사람의 태도에 눌리는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크지 않지만 몇천년 몇만년에 걸쳐 살랑살랑 왔다갔다 하면서 갯바위를 조각하는 파도와 같이. 조근조근 매일 매일 혹은 매번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마치 절대적인 것으로 표현하고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꾸짖거나 비난하며, 자신의 삶의 실패의 원인을 가족들의 책임으로 돌리며 책망하는 것은, 따라서, 엄연한 폭력이다.

 

잔인한 파괴

큰 아들은 세번이나 전공을 바꾸며 대학도 졸업하지 않고 방에 갇혀 살고 있다. 그런데 그가 순하고 착해서 아버지가 말만 하면 바로 전공을 바꾸는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 아버지에 대한 소심한 반항일 수도 있다. “아버지가 하라는 대로 할 테니 결과가 어떻게 되나 보세요”라는 식으로. 또는 이미 자신의 삶을 자포자기한 상태일 수도 있다. “얼마 안 되면 또 다른 것 해보라고 할텐데 … 그냥 이러고 있다가 하라는 대로 하면 되지 뭐” 하는 식으로. 반항이 이런 정도이면 그래도 감사하다. 그 반항은 약물을 흡입하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여성의 경우에는 약물을 한 후 매춘을 하고 집단 섹스로 자신의 몸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어릴 때 착하고 순했던 아이들이라고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런 아이들은 스스로는 할 수 없는 것을 하기 위해 약물의 힘을 빌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던진 돌이 물길을 바꾸듯이 부모의 잘못된 삶의 모습은 가족의 인생을 바꾼다. 잘못된 부모의 삶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바로 무심코 던진 돌이다. 돈버느라 정신없이 바쁘고 세파에 찌든 부모는 여리디 여린 봄날의 새순같은 아이들의 마음에 눈높이를 맞춰주기 힘들다. 자기들 생각대로, 자기들 욕심대로, 그리고 자기들의 방식대로, 부주의하고 강압적으로 자녀들을 대하고 자녀들을 훈육하고 자녀들을 억누를 수 있다. 평화로운 도랑같은 자녀들의 삶에 부모가 돌덩어리를 던지는 것이다. 그 돌덩어리는 자리를 잡은 그 순간부터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물길을 바꾼다—꿈많던 아이로부터 인생을 자포자기한 쓸모없는 아이로, 혹은 예쁘고 발랄한 공주님으로부터 Family.jpg

만신창이가 되어 밤거리에 떨어져 이발 저발에 짓밟히는 망가진 꽃으로. 정말 잔인하게 가족을 파괴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정

소중한 자녀들의 인생에 더 이상 돌을 던지지 말라. 당신의 욕망을 마치 엄청난 가족의 비전인양 가족들에게까지 강요하지 말라. 당장 그만두고 가족들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 그들의 인격을 무시한 것을 진심으로 사죄하라. 이것이 당신도 살고 아이들도 살림으로써 대를 이어 행복을 누리는 길임을 알라.

 

장민구 목사 / 청소년 가정 상담

문의 770-457-4400, atlkors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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