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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는 것이 너무 흔한 말이 되었다. 그만큼 복음이 널리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좋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잘못된 혹은 값싼 거짓 복음이 전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어서 좋아만 할 건 아니다. 일례로,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 혹은 믿는다는 사람들에게 “믿는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선뜻 답을 못하는 것을 볼 때 특히 그렇다.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얻는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산다”, “믿음의 결국이 구원을 이룸”이라는 등 믿음에 관한 성경을 누누히 인용하면서도 정작 믿는다는 것이 뭔지 잘 모른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그걸 알아야 믿음으로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살아계시다는 믿음?

mom trusting child.jpg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때, 하나님의 존재, 즉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에 대한 믿음이 출발점임은 말할 것도 없다. 존재를 믿지 않는다면 그 외에 어떤 믿음도 세워질 수 없다. 그래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첫 관문의 역할을 한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시는 유일한 신임을 믿지 못하면 복음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이미 복음을 받아들인 크리스챤들에게는 얘기가 다르다. 하나님의 존재만을 믿는 것에서 만족하고 거기에 멈추어 있어서는 안된다. 믿음이 성장하고 깊이가 더해져야 한다. 존재에 대한 믿음 위에 심화된 믿음이 더해질 때만, 복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복음에 순종하여 살게 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에 멈추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아직 존재에 대해 조차 믿지 못하거나 말로만 믿는 사람들이 교회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믿음이 온전해 지기 위해서는 존재에 대한 믿음 위에 무엇이 더해져야 하는 것일까?    

 

엄마 아빠에 대한 어린 아이의 믿음

하나님을 온전히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가정의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어린 자녀들은 부모를 믿는다. 믿어도 정말 순수하게 믿는다. 어린 자녀들은,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착하며,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힘세고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자녀들은 엄마나 아빠가 자기들에게 무엇이든지 해준다고 믿기에 걱정을 하거나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이 과연 엄마 아빠가 ‘살아계신다’는 사실 즉 ‘존재’만을 믿는 것일까? 아니다.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의 존재는 믿고 말고 할 일이 아닌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믿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jumping off baby.jpg

한 초등학교 건물이 붕괴되어 한 반 아이들이 콘크리트 더미 아래 함께 지하에 갇히는 일이 일어났다. 구조대가 아무리 서둘러도, 그 아래에 갇혀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들에 대한 안전을 유지하면서 무거운 콘크리트 덩어리들을 헤쳐나가는 작업은 시간이 오래 결렸다. 갇힌 아이들은 배고픔과 갈증으로 고난을 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고난은 그렇게 그냥 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였다. 그런데 한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아빠는 내가 언제 어디에 있든지 찾으러 오신다고 했어. 우리 아빠가 우리를 꼭 찾을 거야.” 그 어린 아이는 평소에 아빠가 자기에게 버릇처럼 하던 그 말을 진실로 믿었고, 그 믿음을 다른 아이들과 나누었다. 다른 아이들도 그 아이의 믿음 덕분에 그 아이의 아빠가 구조대와 함께 반드시 자신들을 찾아 낼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몇 일 후에 구조대가 아이들에게 안전하게 닿았을 때 땀과 먼지로 범벅이 된 그 아이의 아빠가 구조대와 함께 그 아이를 맞았다. 

 

그 아이가 아빠에 대한 믿음은 그 존재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존재에 대한 믿음 위에 아빠에 대한 신뢰, 의지, 그리고 의존이 있었다. 그 아이는 아빠를 절대적으로 신뢰했고, 그 신뢰에 기초해서 자신의 생사를 아빠에게 의지하고 의존했다. 그 아이는 스스로를 구출할 수 없는 상황에 갇혀 있었지만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아빠에게 자신의 구출을 의지하고 포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 그 믿음을 나누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하고, 나아가 분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영이시므로, 하나님에 대해서는 살아계시다는 것을 믿는 것도 사실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에 대한 믿음만으로는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믿음이라고 할 수 없다. 만일 그것이 전부라면, 믿음은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존재에 대한 믿음에 그쳐 있거나, 혹은 그것도 말로만 믿고 있기에, 교회와 교인들이 위선에 빠지게 되었다. 즉 그런 믿음은 교인들의 삶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향으로 인도하지 못한다.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그 아이가 아빠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고 의존하는 것이다. 온전한 믿음만이 믿는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위 일화에서 보듯이, 그 아이가 스스로를 구출할 수없는 상황에서도 아빠를 신뢰하고 의지했기에 두려움을 이기고 차분하게 다른 아이들에게까지 소망을 전해 줄 수 있었던 것과 같다.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의지가 어려움이 많은 이 세상의 삶으로부터 최종적으로 구원되기까지 참고 인내하며 걱정하지 않고 인내하는 크리스챤의 삶으로 그 사람을 이끌고 힘을 준다. 그래서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믿음은, 하나님께서 살아계신다는 ‘존재’에 대해 인정하는 기초 위에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의지’를 가지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의지

이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온전한 믿음이다. 성경은 말하기를, 믿음은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과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들에게 상을 주시는 분이심을 믿는 것이라고 한다 (히브리서11:6). 앞부분이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인정임은 분명하다. 나아가, 당신을 신뢰하고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자들에 대한 상급을 결코 있지 않으시는 분이므로, 하나님은 어떤 경우에도 의지할 수 있는 분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뒷부분은 ‘신뢰와 의지’를 의미한다. 이는 구약성경의 믿음을 의미하는 단어들의 뜻이기도 하다. 예를들면, '아멘'의 히브리어 원어인 ‘아만’도 하나님에게 의존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child-praying.jpg

 

여기에 크나 큰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 하나님은 자신을 의지하는 사람을 찾으시고 그 바라는 바를 이루어 주신다. 인간의 머리로는 생각할 수 없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하나님은 하나님을 진정으로 의지하는 그 자녀들을 실망시키지 않으신다. 100살이 되어 죽은 몸과 같이 된 아브라함에게, 90세나 된 불임증 여인 사라의 태를 열어 아들 이삭을 주신 것도, 아브라함이 하나님만을 의지했기 때문이다.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제단에 물까지 부은 후에 하늘에서 내려온 불로 제물을 불태움으로써 바알의 선지자들을 이기고 그들을 모두 죽일 수 있었던 것도 엘리야가 온전히 하나님께 의지하여 기도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에 있는 아무리 큰 문제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고 그분을 신뢰하고 온전히 의지할 때 하나님은 그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 

 

믿음의 기도 

따라서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여 기도하는 것이다.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이유다 (데살로니가전서 5:17-18). 기도는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듣고 계심을 믿는 마음으로, 하나님에 대한 자신의 신뢰와 의지 그리고 의존을 표현하는 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인생의 문제들을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께 아뢰고 구하고 부탁하는 것이 기도다. 기도는 이렇듯 믿음의 표현이므로, 믿음으로 해야만 한다. 하나님은 당신의 살아계심을 믿고 의지하는 그 자녀들의 믿음의 기도를 단 하나도 놓치지 않으신다. 그러나, 의심하는 자는 하나님께로부터 무엇이든지 받을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야고보서 1:7).  


믿음의 결과, 순종하는 삶

앞서 말했듯이 온전한 믿음은 믿는 사람의 삶에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 그 사람을 복음에 순종하는 삶을 살게 한다. 즉 믿음으로 살게 한다. 그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은 온전한 믿음이 아니다. 온전한 믿음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하고 그분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이기에, 이 믿음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그 믿음으로 살게 되어있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나아가 반드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게 되어 있다. 그 믿음이 그 사람을 복음에 순종하는 삶을 살게 한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찾으시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분이라는 믿음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상급을 바라보고 그 상급을 받기에 합당하도록 하나님의 뜻을 행하며 살게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복음에 순종하는 삶이다. 이 복음에 순종하는 삶을 두고 성경은 그래서 “믿음으로 산다”고 말하기도 하고 (하박국 2:4) “믿음의 싸움을 싸운다”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디모데전서 6:12). 온전한 믿음은 복음에 순종케 하므로, 복음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들의 믿음은 살아있는 믿음이 아니다 (로마서 1:5; 16:26). 성당이나 교회를 다니며 하나님의 존재를 입으로 시인한다 하더라도, 믿음으로 살며 믿음의 싸움을 해 나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 (디모데후서 4:7-8참조). 온전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히브리서11:6). 

 

믿음은 참된 신앙의 바탕이자 기초다. 기초가 올바르지 않고서 좋은 집이 세워질 수 없듯이, 믿음이 바르지 않고서 참된 신앙이 세워질 수 없다. 잘못된 믿음의 결국은 구원이 아니라 멸망이다. 온전한 믿음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에 대한 믿음에 기초해서 모든 일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이다. 이 기회에 각자의 신앙을 돌아 보아 바로 잡을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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