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가 두발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가 생각납니다. 9살 때였었는데, 어느 날 자전거가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유학생 형편이라 선뜻 새 자전거를 사지 못하고 있었는데, 한국분이 자녀가 다 커서 더 이상 타지 않는 낡은 자전거를 줬습니다. 시멘트와 아스팔트 위에서 넘어져 다칠까봐 무릎 팔꿈치 보호대들과 가장 중요한 머리를 다칠까봐 귀여운 어린이 헬멧도 하나 샀습니다. 시멘트로 포장된 마당에서 연습을 했지만, 매번 보호대들을 하나하나 채워주고 헬멧을 씌운 후에 시작했습니다.
나에게는 너무도 간단하고 저절로 되는 것들이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항상 내가 자전거의 뒷부분을 잡고 아이가 핸들을 조정하고 패달을 밟아서 나가게 했습니다. 어느덧 그것은 제법 하게 되었는데 균형을 잡는 것은 많은 연습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몇일을 시간 날 때마다 연습을 하는데, 어느 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살짝 잡고 있던 내 손을 쓰윽 빠져 나가면서 스스로 균형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그날 그 순간이 선하게 눈에 떠오르면서 코끝을 찡하게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도 우리를 그렇게 인도하십니다. 혹시 다칠까봐 보호대와 헬멧을 준비하시고 5분이든 10분이든 연습을 할 때마다 귀찮다 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일일이 하나하나 채워주시고 씌워주십니다. 우리가 핸들을 잡고 패달을 밟는 연습을 할 때에는 뒤따라 뛰시며 혹시라도 넘어지면 잡으시려고 긴장을 늦추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믿음으로 스스로 달릴 때에도 하나님은 멀리 떠나지 않으시고 언제든 무슨 일이 있으면 달려오실 수 있는 거리에 서서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십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그렇게 흔들 흔들 자전거를 타듯 위태위태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마음 속으로 응원하시고, 항상 기도하시고, 그러다 혹시라도 눈이 마주치면 손을 흔들며 '자랑스럽다' '잘한다' '사랑스럽다'는 응원의 미소를 보내십니다. 이런 아버지 하나님이 내 곁에 있으니 얼마나 든든하고 평안한지 ... 눈시울이 촉촉해 집니다.